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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인간은 숫자에 약합니다. 숫자는 일단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과학자들이 아무리 지구 온난화에 관한 통계를 갖고 떠들어도, 주변의 날씨가 추워지는 순간 우리는 지구 온난화라는 게 정말 있기는 한 건지를 의심하곤 합니다. 이는 우리 잘못이 아닙니다. 인간의 머리는 애초에 숫자와 통계를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그렇게 큰 숫자를 처리할 필요가 별로 없기도 합니다. 장기적인 데이터 추이를 전혀 모르고도 전구는 얼마든지 갈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하지만 모두가 알아야 할 몇 가지 기본적인 지식은 있습니다. 일단 듣고 나면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간단해 보이겠지만, 여기서 지적하는 우리의 약점 하나하나 때문에 며칠 이내로 여러분은 또 속고 말 것입니다. 그러니 명심하세요.
* 우리가 말하는 평균은 실제론 평균이 아닙니다.
(What We Call “Average” Actually Isn’t)
여기 미국인의 평균 소득이 약 7만 달러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의 소득이 이보다 낮다면 꽤 충격이겠죠. 실제로는 열심히 살았고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고 생각했겠지만 아직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다니, 적어도 남들이 버는 평균만큼은 벌려면 무언가 두 번째 직업을 가져야겠다는 충동을 느낄 겁니다. 그들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마약이라도 몰래 만들고 있는 걸까요?
평균에 속아 넘어가선 안 됩니다. 자초지종은 이렇습니다.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평균”이라는 용어는 수학에서 말하는 평균과 많이 다르지만, 대개는 구분 없이 쓰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평균적인” 사람들이 우리보다 더 잘 살고, 더 뚱뚱하고, 더 키가 크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습니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대부분 사람” 혹은 그들을 가장 잘 대표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데 “평균”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대부분 사람은 고전 문학을 읽지 않는다 .”거나 “Joe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값비싼 옷을 입을 형편이 안 된다.”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일상적인 용례에 통계에서 말하는 “평균”이라는 의미를 대입해버리면
, 미국인의 67%의 소득이 평균 소득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처럼 이상한 결과를 얻게 됩니다.우리는 학교에서 평균을 계산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가지고 있는 모든 값을 더한 후 그 더한 값들의 개수로 나누면 그 값들의 평균이 됩니다. 평균을 내려는 값들에 큰 차이가 없다면 괜찮습니다. 예를 들면, 1, 2, 3, 4, 5의 평균은 한 가운데 있는 3입니다. 문제는 그 값 중 몇몇 숫자들이 이상하게 클 때 평균은 쓸모가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1, 2, 3, 4, 40의 평균이 10이라는 것은 무언가를 알고자 하는 누군가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는 “평균 소득” 통계의 문제와도 직결됩니다. 즉, 몇몇 잘 사는 사람들이 숫자를 왜곡하는 것이지요. 여러분이 평균소득보다 덜 번다면, 여러분이 다니는 직장이 여러분을 착취해서라기보다는 여러분이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 그리고 코카콜라를 소유한 누군가나 코카인을 만드는 사람들과 같은 나라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가 왜 중요하냐고요? 설명할 때는 너무나 명확하지만, 평균은 날마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만들어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인 100명마다 소지한 총기가 88정이라는 통계를 보고, 누군가는 주변에 총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미국인을 찾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같은 해에 총을 가진 미국 가정이 전체의 43%라는 통계를 접하게 됩니다. 원리는 같습니다. 총을 여러 정 가진 몇몇 소수의 사람이 평균을 올려놓는 것이고, 그래서 평균만 보고는 전체적인 큰 그림이 어떤지 파악하기가 정말 힘들어진 겁니다. 평균을 말하는 것 자체가 이슈를 흐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명 매체 대부분이 부의 분포를 이해하기 위해 평균 소득 대신 소득의 중앙값을 사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중앙값은 실제로 가운데에 위치하는 값입니다. 모든 값을 크기순으로 정렬한 후 양 끝에서부터 숫자들을 하나씩 지워나갈 때 마지막으로 중간에 남는 숫자가 중앙값인데, 이 중앙값을 사용하면 미국인의 소득 중앙값은 대략 5만 달러라는 조금 더 마음이 놓이는 숫자를 얻게 됩니다. 여러분들 가운데 17%의 기분을 조금 나아지게 하는 숫자입니다. (67%의 사람들이 평균소득보다 덜 번다는 앞선 통계, 그새 잊어버리신 건 아니죠?)
2부.
3부.* 가장 빠르게 성장한 그룹/회사/기타 등등이란 주장을 덜컥 믿지 마세요. (Claiming to Be the “Fastest Growing” Group/Company/Etc. Might Not Be All That Impressive)
최근에 우리는 엄습해오는 무슬림의 위협을 우려하는 내용의 동영상이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퍼져나간 것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결국, 이슬람교는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종교”니까요. 다 죽게 생겼네요!
몇몇 저명한 매체들도 이를 머리기사로 장식했습니다. 보수 언론은 일제히 전 세계가 이슬람교에 복속되는 건 시간문제라는, 그래서 곧 서구 여러 나라에서도 여자들에게 히잡을 씌우고 메카를 향해 모두가 절을 하게 될 거라는 선정적인 주장을 쏟아냈습니다. 이를 막으려면 (이슬람교 관점에서 보면) 이교도인 여성 기독교인을 먼저 벌하는 동시에 무슬림을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터무니없는 소리를 덧붙이면서요.
최상급 형용사에 속으면 안 됩니다. 자초지종은 이렇습니다.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종교에 관한 통계를 인용한 매체 대부분이 퍼센티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종교가 두 배로 커졌나요? 50% 정도 성장했나요? 이렇게 측정하면, 이슬람교 신자들은 매년 무려 2.13%씩 증가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보다 더 빠르게 신자가 늘어나는 종교가 두 개 있습니다. 어떤 종교일지 맞춰보실래요? 힌두교? 불교? 조로아스터교와 바하이교입니다. 각각 2.65%와 2.28%로 이슬람교보다 신자 증가율이 더 높습니다. 히잡과 터번은 잊어버리고, 19달 기준의 달력과 아흐라 마즈다에게 기도하는 법을 익히는 게 더 현명할지도 모릅니다.
제가 지금 하는 말은 변화율을 언급해봤자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말입니다. 여러분의 괴짜 삼촌과 삼촌의 친구 네 명이 베이컨을 숭배하는 종교를 만들었습니다. 이들이 동네 골프장에 가서 베이컨교를 열심히 설파해 신도를 두 명 더 받았다고 칩시다. 그 베이컨교는 그 순간 무려 40%나 성장한 것입니다.
여러분이 만약 한 종교의 성장을 한 해에 늘어나는 새로운 신자들의 수로 측정한다면, 가장 많은 사람이 가입하고, 개종하고, 태어나는 종교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이라는 수식어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이 경우에는 오순절 기독교가 될 것입니다.
퍼센티지의 사용은 변화율의 오류를 낳습니다. 퍼센티지는 여러분이 어느 정도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유용합니다. 만약 삼촌과 친구들이 창시한 베이컨교가 매일 40%씩 성장을 거듭한다면, 두 달 뒤에는 신자 수가 57억 명에 이를 것입니다. 혹은 종교를 창시한 다섯 명 모두가 43살에 심장마비에 걸릴 때까지 여전히 신자 일곱 명의 조촐한 믿음 동호회일 수도 있고요.
이 문제가 왜 중요하냐고요?
누군가는 이렇게 말하겠죠. “그래도 ‘가장 빠르게 성장한다’는 사실은 지금의 추세가 계속되면 결국에는 1등이 된다는 뜻이긴 하잖아! 내 말이 틀려?”
맞습니다. 만약 지금 추세가 이어진다면 말이죠. 하지만 현 상황이 항상 계속되지는 않습니다. 계속된다면 기우론자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겠죠. 추세라는 건 언제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무서운 법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홍보하는 회사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여러분이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그 회사가 혹시 지금 막 인력을 세 명에서 여섯 명으로 늘린 것은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누군가 여러분이 다른 어떤 집단을 두려워하도록 하려는 목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한다”는 말을 사용한다면, 여러분은 그 말에 숨은 어떤 의도에 대해 잠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Cracked)